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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투데이]주부들 '만성골반통'서 구원한 강동경희대병원 허주엽 병원장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1-07-01 16:05
조회
1603
6개월 넘게 온몸 곳곳이 원인없이 아프다면 ‘만성골반통’ 의심해봐야

 

입력일 : 2010-12-27 07: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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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투데이 허지혜 기자]

이유 없이 복통을 호소하며 온 몸이 아픈데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병이 있다. 바로 가임기 여성 20%가 겪을 만큼 흔한 산부인과 질환인 '만성골반통'이다. 이러한 만성골반통으로부터 주부들을 구원한 강동경희대병원 허주엽 병원장을 만나봤다.

◇최근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에서 강동경희대병원으로 명칭을 바꿨는데 병원이 추구하는 목표는?

양방과 한방의 조화를 통해 연구 중심의 세계적인 병원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무조건 병원 건물을 증축하는 등의 무리한 양적 확장은 지양한다. 덩치를 키우는 것보다 내실을 다져 양방과 한방의 완벽한 조화를 이뤄내겠다.

◇일각에서는 양방과 한방의 조화는 건축가와 지관이 함께 집을 짓는 것과 같다며 극렬하게 비판한다. 이에 대한 허주엽 원장의 의견은?

양방과 한방의 조화를 비난하는 사람은 서양 의학이 100% 완벽하다고 맹신하는 사람이다. 서양 의학은 현재 발전 중이지 완벽한 학문이 아니다. 흔히 양방을 과학적이라고 추켜세우는데 분명히 한계점이 많다.

물론 한방도 한계가 있으니 양방과 한방은 서로 미비점을 보완하는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 미국에서도 2000년대에 기공, 명상, 뜸 치료를 통한 보완의학에 집중한 일이 있다. 앞으로는 양방에 한방을 접목시키는 연구가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강동경희대병원에서 자랑하고 있는 동·서양방의 협진이 가능한 분야는?

현재 협진은 척추질환, 관절염, 뇌혈관질환, 약제 개발, 안면마비 등에서 활발한 연구와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본인이 맡고 있는 만성골반통 역시 협진이 가능하다.

◇허주엽 원장이 만성골반통의 권위자로 소문났으니 만성골반통 이야기를 해보자. 1997년에 처음으로 교과서에 실리는 등 알려진지 얼마 안 된 병인데 간단히 소개하자면?

만성골반통은 단순한 통증이 아니라 통증의 변형 형태로 배꼽 밑 골반 부위, 하복부 통증과 요통, 생리통, 편두통, 배뇨 시 방광통도 동반하고 우울증이나 불안감, 불면증도 생기게 한다. 신체적 원인이 속 시원히 규명되지 않고 일반적 치료가 듣지 않는 통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골반통으로 진단한다.

증상이 애매한 만큼 원인질환도 자궁내막증이나 자궁선근증, 골반 내 유착증 등 다양하다. 또 정신적인 원인이나 심한 스트레스로 자궁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하거나 자궁 주위 혈관에 혈액이 정체돼 역류하는 골반울혈 증후군이 만성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만성골반통 환자가 허주엽 원장을 찾으면 보통 어떻게 진료하나?

일단 통증 부위에 다른 질환이 겹쳐 있는지부터 검사한다. 초음파 검사, 혈액검사, MRI·CT 촬영을 통해 정밀 검사를 하고 약물치료나 원인 질환에 대한 추적관찰을 시행한다. 환자에 따라 증상이 심할 경우 수술을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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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한 명에 1시간 넘게 면담을 하는 등 진료를 오래하기로 유명하다. 그 이유는?

만성골반통 특성상 수학 공식처럼 명확하게 답이 떨어지지 않아서다. 의학적으로만 다가가기 힘든 부분이 있어 환자의 아픔과 여러 사정까지 세세히 들어주는 편이다. 그래도 10년 간의 면담기록이 있어서 이제는 환자와 말 몇 마디만 해도 그 시나리오가 쫘악 나오는 수준에 도달했다.

심리적인 안정이 중요하기에 병의 원인과 증상을 듣고 난 후에는 신앙생활이나 취미를 권해주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본인 앞으로 예약환자가 1년씩이나 밀려있던 때도 있었다.

◇산부인과 의사지만 마치 정신과 상담도 같이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진료시간이 길어 외래진료가 끝나면 밤 12시에 잠이 들고 새벽 4시 반에 일어난다는데 탁월한 체력의 비결은?

따로 하는 운동이 없는데도 건강한 이유는 젊어서부터 비축해둔 체력 때문일 것이다. 중학교 때는 유도부원이었고 탁구는 3년간 취미로 쳤고 씨름도 많이 했었다. 젊어서 스키도 타고 해서 그런지 4시 반에 일어나 새벽기도를 가고 7시에 병원 아침회의를 시작한다. 아침잠 없는 본인 때문에 병원 직원들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허주엽 원장이 이끄는 만성골반통 연구회는?

2005년 당시 만성골반통에 관심 있는 교수 12명이 모여 친목회처럼 시작했다가 현재는 회원 30명이 넘었다. 학회활동을 하려면 지원이 필요하지만 그동안 제약사의 후원을 모두 마다해 소규모로만 운영된 측면이 있다.

만성골반통은 정형외과, 산부인과, 내과, 통증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신경정신과 등 다방면에 연관된 질환이니 앞으로 긴밀한 협력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렇게 많은 진료과가 있으니 내년쯤 정식 학회로 나서면 크게 번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만성골반통을 앓고 있는 주부의 남편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여자는 깨지기 쉬운 그릇과도 같다. 또한 여자는 남편과 시부모, 일가 친척들을 챙기고 동시에 친정에서는 딸 노릇에 자녀 교육, 가사를 도맡아하니 육체적인 피로와 심리적 부담이 쌓여 압박감에 시달리는 애처로운 존재다.

주부들의 스트레스는 가정에서부터 시작한다. 귀한 집 따님을 아내로 맞았으니 남편이 먼저 아내를 이해해주고 최대한 보듬고 배려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내는 남편의 머슴이 아니니까. 

 


메디컬투데이 허지혜 기자(jihe9378@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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