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C협력기관인 아이티 DFI 대표 헬렌 기사 퍼옴/국민일보 “전 세계 선교사 철수했지만 ‘쓰레기 마을’ 아이들 포기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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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2024-09-09 16:58
조회
96
국민일보
“전 세계 선교사 철수했지만 ‘쓰레기 마을’ 아이들 포기 못해요”
입력2024.08.21. 오후 4:49 수정2024.08.22. 오후 1:20 기사원문
김아영 기자
김혜련 선교사 “아이티 선교, 뿌리채 뽑힐 위기라 관심 필요”
2013년부터 구호 사역 펼치며 다음세대 키워, 심장병 있는 아이들 치료도 해줘
김혜련 선교사 제공
“북한에 갈 수 없다고 무슬림 사역이 위험해도 탈북민·무슬림 사역을 계속 하잖아요. 아이티 선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치안이 불안정하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아이티 선교가 뿌리 뽑힐 위기에 놓여있어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김혜련(58) 아이티 선교사는 지난 4월 이후 전 세계가 필요 인력을 제외하고 아이티에서 철수하는 분위기에 아이티가 잊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김혜련 선교사 제공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는 지난 3월 무장갱단이 폭력 사태를 주도해 교도소 습격 등 수도를 중심으로 치안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 총리 사임 등으로 아이티 정세가 불안함에 따라 한국은 지난 5월 여행금지를 발령했다. 한국 선교사는 물론 해외 선교사 대부분은 일시적 철수를 한 상태다.
한때는 유엔 직원으로 일하다 2010년 대지진으로 방문한 아이티에 이끌려 선교사가 된 그는 10여년간 아이티에 모든 사역을 쏟아붓고 있다. 잠시 한국에 방문한 아이티 구호단체 DFI 대표인 그를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만났다.
김 선교사는 “2012년 캐나다 국적을 취득했기에 아이티에서 기존 사역들을 지속할 수 있다. 이때를 위한 하나님의 놀라운 예비하심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에스겔 22장 30~31절을 들면서 “무너진 이곳을 지키는 ‘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2022년부터 매일 현지인 목회자 10여명과 아이티를 위해 중보기도를 하고 있다.
김혜련 선교사 제공
그는 2013년부터 숙소와 학교를 열어 길거리 아이들을 하나씩 데려와 키웠다. 또 심장병이 있는 101명의 아이를 한국에서 심장 수술도 해줬다. 2022년부턴 유엔이 지정한 ‘10대 위험 지역’으로 꼽힌 시티슬레이 트루지에에서 사역 중이다. 시티슬레이는 아이티 수도에서 발생한 모든 쓰레기가 이곳에 모이기 때문에 이른바 ‘쓰레기 마을’로 통한다. 열악한 아이티에서도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몰리는 곳이다 보니, 무장갱단의 위협도 극심하다.
이곳에서 한국의 한 NGO가 학교를 세워 현지 아이들을 돌보다 올해 철수했다. 이로 인해 NGO가 운영하던 학교의 145명 아이들은 당장 굶주림에 내몰렸다. 김 선교사는 “결국 제가 이들을 돌봐야 하는 입장이 됐다”며 “기존에 돌보던 아이들이 이미 93명이나 있었다. 책임감과 부담감이 가중되지만 갈 곳 없고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림에 처한 이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2013년부터 학교 및 구호 사역을 펼쳤던 그는 복음 안에서 다음 세대를 키웠다. 이들이 헌신된 사역자로 세워져 김 선교사 곁에서 다음 세대를 키우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무장갱단의 협박과 위협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담대하게 사역을 지속하는 데에는 기도의 힘이 있었다. “제가 어떻게 갱단과 싸울 수 있겠어요. 할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지요. 기도의 응답으로 지역 학부모들이 연합해 사역을 훼방하는 갱단을 막아낸 기적도 체험했어요.”
신석현 포토그래퍼
아이티 선교에 대한 열정이 처음 같지 않을 법도 한데 지치지 않는 원동력은 어디에서 왔을까. 2021년 코로나로 인해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적으로 회복된 그는 아이티를 사랑하고 섬기라는 하나님의 뜻을 확신했다. 이후 아이티 출신의 남편과 결혼도 했다.
김혜련 선교사 제공
“영적 공격이 심한 이곳의 많은 선교사가 탈진하고 결국 병에 걸려 사역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코로나에 걸리기 전 사역에 지쳐서 ‘아이티를 떠나게 해달라’고 기도했죠. 그러다 죽음 앞에서 그동안 주님께 불순종했던 것을 두고 회개 기도를 했어요. 기적적으로 치료된 저는 이제는 아이티를 떠날 수 없어요. 아이티는 저에게 주신 하나님의 산지입니다.”
김아영 기자(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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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선교사 철수했지만 ‘쓰레기 마을’ 아이들 포기 못해요”
입력2024.08.21. 오후 4:49 수정2024.08.22. 오후 1:20 기사원문
김아영 기자
김혜련 선교사 “아이티 선교, 뿌리채 뽑힐 위기라 관심 필요”
2013년부터 구호 사역 펼치며 다음세대 키워, 심장병 있는 아이들 치료도 해줘
김혜련 선교사 제공
“북한에 갈 수 없다고 무슬림 사역이 위험해도 탈북민·무슬림 사역을 계속 하잖아요. 아이티 선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치안이 불안정하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아이티 선교가 뿌리 뽑힐 위기에 놓여있어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김혜련(58) 아이티 선교사는 지난 4월 이후 전 세계가 필요 인력을 제외하고 아이티에서 철수하는 분위기에 아이티가 잊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김혜련 선교사 제공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는 지난 3월 무장갱단이 폭력 사태를 주도해 교도소 습격 등 수도를 중심으로 치안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 총리 사임 등으로 아이티 정세가 불안함에 따라 한국은 지난 5월 여행금지를 발령했다. 한국 선교사는 물론 해외 선교사 대부분은 일시적 철수를 한 상태다.
한때는 유엔 직원으로 일하다 2010년 대지진으로 방문한 아이티에 이끌려 선교사가 된 그는 10여년간 아이티에 모든 사역을 쏟아붓고 있다. 잠시 한국에 방문한 아이티 구호단체 DFI 대표인 그를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만났다.
김 선교사는 “2012년 캐나다 국적을 취득했기에 아이티에서 기존 사역들을 지속할 수 있다. 이때를 위한 하나님의 놀라운 예비하심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에스겔 22장 30~31절을 들면서 “무너진 이곳을 지키는 ‘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2022년부터 매일 현지인 목회자 10여명과 아이티를 위해 중보기도를 하고 있다.
김혜련 선교사 제공
그는 2013년부터 숙소와 학교를 열어 길거리 아이들을 하나씩 데려와 키웠다. 또 심장병이 있는 101명의 아이를 한국에서 심장 수술도 해줬다. 2022년부턴 유엔이 지정한 ‘10대 위험 지역’으로 꼽힌 시티슬레이 트루지에에서 사역 중이다. 시티슬레이는 아이티 수도에서 발생한 모든 쓰레기가 이곳에 모이기 때문에 이른바 ‘쓰레기 마을’로 통한다. 열악한 아이티에서도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몰리는 곳이다 보니, 무장갱단의 위협도 극심하다.
이곳에서 한국의 한 NGO가 학교를 세워 현지 아이들을 돌보다 올해 철수했다. 이로 인해 NGO가 운영하던 학교의 145명 아이들은 당장 굶주림에 내몰렸다. 김 선교사는 “결국 제가 이들을 돌봐야 하는 입장이 됐다”며 “기존에 돌보던 아이들이 이미 93명이나 있었다. 책임감과 부담감이 가중되지만 갈 곳 없고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림에 처한 이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2013년부터 학교 및 구호 사역을 펼쳤던 그는 복음 안에서 다음 세대를 키웠다. 이들이 헌신된 사역자로 세워져 김 선교사 곁에서 다음 세대를 키우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무장갱단의 협박과 위협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담대하게 사역을 지속하는 데에는 기도의 힘이 있었다. “제가 어떻게 갱단과 싸울 수 있겠어요. 할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지요. 기도의 응답으로 지역 학부모들이 연합해 사역을 훼방하는 갱단을 막아낸 기적도 체험했어요.”
신석현 포토그래퍼
아이티 선교에 대한 열정이 처음 같지 않을 법도 한데 지치지 않는 원동력은 어디에서 왔을까. 2021년 코로나로 인해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적으로 회복된 그는 아이티를 사랑하고 섬기라는 하나님의 뜻을 확신했다. 이후 아이티 출신의 남편과 결혼도 했다.
김혜련 선교사 제공
“영적 공격이 심한 이곳의 많은 선교사가 탈진하고 결국 병에 걸려 사역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코로나에 걸리기 전 사역에 지쳐서 ‘아이티를 떠나게 해달라’고 기도했죠. 그러다 죽음 앞에서 그동안 주님께 불순종했던 것을 두고 회개 기도를 했어요. 기적적으로 치료된 저는 이제는 아이티를 떠날 수 없어요. 아이티는 저에게 주신 하나님의 산지입니다.”
김아영 기자(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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