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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특별한 여행기] 에티오피아의 상처를 희망으로 꿰매다 - 구순구개열 수술팀 G.I.C (MK뉴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1-06-22 15:22
조회
1371

[조금 특별한 여행기에티오피아의 상처를 희망으로 꿰매다
                             구순구개열 수술팀 G.I.C

 

 

 

6·25 참전국 중 유일한 아프리카 국가, 현재는 세계 최빈국으로 불리는 에티오피아에 60년 전 받은 사랑을 되갚기 위해 대한민국의 G.I.C 봉사대가 4월30일부터 5월6일까지 7일간의 일정으로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가난과 결핍으로 생긴 구순구개열 환자들을 수술해주고 소외받던 그들의 삶에 희망의 끈을 이어주기 위해서다.

인천에서 두바이까지 9시간의 비행을 거쳐, 비행기를 갈아탄 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 공항 도착까지 거의 20시간. 오랜 비행으로 몸은 무거웠지만 공항 입국장에 내딛는 G.I.C 에티오피아 봉사단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이정수 봄성형외과 원장과 이수향 일산 백병원 성형외과 전문의 등 5명의 G.I.C 봉사단은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구순구개열(일명 언청이)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이 모여 있는 큐어(Cure) 병원으로 직행했다.

 

G.I.C는 Global Image Care를 뜻하는 약어로 ‘인간 본연의 아름다운 형상을 회복시킨다’는 뜻을 모아 설립된 의료봉사단체. 현재 이정수 봄 성형외과 원장을 비롯, 일산 백병원 이수향 성형외과 전문의,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박관태 이식혈관외과 교수 등 20여명의 의사들이 활동 중에 있는데 그간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마다가스카르, 아이티, 모로코 등 수많은 나라들을 돌며 의료진료 및 수술을 해왔다.

G.I.C가 두 번째로 땅을 밟게 된 에티오피아와 한국은 이미 이전에도 아름다운 인연의 역사가 있다. 대한민국이 50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6·25 전쟁 폐허국에서 세계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평화를 지키려고 했던 16개국 참전국이 있기에 가능했는데 그 중 머나먼 아프리카 대륙에서 배를 타고 한국까지 온 나라는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가 유일했다. 먼 아시아의 한국이라는 나라에 전쟁이 났다는 소식에 6천여 명의 에티오피아 군인들은 배를 타고 먼 바다를 거쳐 한국으로 들어왔고, 전쟁에 참여한 군인들 중 120여명이 전사했다.

에티오피아인들이 베풀어준 아름다운 사랑을 다시 사랑으로 되갚아 주는 것이, 비록 60여년이 지났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다. 아름다운 사랑을 베풀었던 에티오피아가 현재는 세계 최빈국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을 만큼 살기 힘든 나라가 되어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큐어 병원에는 수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대한민국에서 온 의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지난 2월에 시행된 1차 수술 이후 ‘희망의 빛’을 본 사람들이 한국에서 의사들이 2차 수술을 위해 온다는 소문을 듣고 몰려든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구순구개열 환자는 신의 저주를 받았다고 여겨져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평생을 그늘 아래 살아야 하는 병으로 여겨지고 있다. 때문에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부모들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지만 한국 의사들과 상담, 진료를 하기 시작하면서 그 안에 작은 희망의 불꽃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원래 25명의 아이들이 수술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구순구개열 외에도 다른 질병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많아서 수술 환자는 14명으로 정해졌다. 한 아이의 엄마는 몇 달 째 이어지고 있는 아이의 기침 때문에, 한 아이의 엄마는 머리 위로 솟아오른 종양 때문에 위험한 관계로 수술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전해지자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한국 성형외과의들이 꼼꼼히 예쁘게 수술

오전 8시부터 시작된 첫 날 일정은 이수향 전문의가 2명의 아이를, 이정수 전문의가 1명의 수술을 집도하는 것으로 끝났다. 마취과 의사와 성형외과의가 상의하여 수술 시간을 세팅했고, G.I.C 봉사단 간호사들은 물론 현지 병원 간호사들 또한 상당히 트레이닝이 잘 되어있어 수술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이어 5일간에 걸쳐 5개월 된 아이에서부터 8살 어린이 등 14명의 환자가 수술대에 올랐고 본래의 얼굴을 되찾았다.

구순구개열 환자는 생후 1년까지 수술을 해야 일반인과 별 차이 없이 살아갈 수 있다고 하는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얼굴이 확연히 틀어져 수술하기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G.I.C 의사들이 성장한 환자들까지도 최선을 다해 수술을 마치자 병원에서는 감사의 찬사가 이어졌다. 미국과 유럽 쪽에서도 성형외과 의료팀이 와서 구순구개열 수술을 하지만 한국 성형외과 의사들이 가장 꼼꼼하고 예쁘게 수술해준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얼굴에 자국이 남는 수술이라 1mm 차이에도 얼굴이 뒤틀려 보이거나 어색함을 줄 수 있는데, 한국 의사들은 기능적 측면은 물론 미적 측면까지 고려하는 수술을 하는 터라 병원에서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것. 병원 측에서는 계속해서 유대관계를 갖고 꾸준히 수술을 해줄 것을 부탁했다.

 

아디스 아바바 최대의 종합병원 명성병원 방문

G.I.C 봉사단원들은 수술을 끝낸 뒤 짬을 내 명성교회에서 9년 전에 설립한 에디오피아 최대의 종합병원인 명성병원을 방문했다. 생활 환경이 좋지 않은 아디스 아바바에 지내면서 종합병원이라고 해봤자 얼마나 클까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병원에 도착하는 순간, 그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규모는 국내 소형급 종합병원이라고 해도 될 만큼 상당히 컸고, 병원 내로 들어가면서 사람들이 앉을 곳 없을 정도로 많은 것에 한 번 더 놀랐다. 그리고 이렇게 사람이 복작대는 병원이 연간 10억원씩 적자를 낸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병원이 적자를 내는 이유는 대부분의 진료가 무료진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치료를 하면 할수록 적자가 나는 사업은 자본주의 상식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사업이지만, 명성병원은 자본주의의 룰을 벗어나 사랑으로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고 있었다. 대신 현재 짓고 있는 VIP 병동을 통해 재정적인 적자를 충당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현재 의학대학을 짓고 있는데 올 10월이면 건물이 완성되고, 내년 9월에 학교를 개교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니 에디오피아의 의학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커피 본고장 에티오피아의 2시간의 커피 예법

 

 

동양에는 차를 마시는 예법인 ‘다도’가 있다면, 커피의 본고장 에티오피아에는 커피를 마시는 ‘분나 마프라트(Coffee Ceremony)’가 있다. 커피가 처음 발견된 나라로 알려진 에티오피아에서는 커피를 분나라고 부르는데, 과거 찬란했던 문명과 문화를 자랑하는 에티오피아에서 즐겨 마시는 커피는 단순한 기호식품을 벗어나 사람과 사람사이를 연결시켜주는 매개체이자 자신을 찾아온 손님에게 바치는 정중한 예물의 역할을 한다. 3분 만에 뚝딱 걸러내는 드립 커피의 가벼움이나, 몇 초 만에 신속하게 뽑아내는 에스프레소의 스피디함과는 비교도 안 되는 정성을 담은 에티오피아의 커피 세리모니는 대략 2시간을 요구하는 성스러운 예식이기 때문이다.

생두가 커피가 되어 컵에 담아내는 데 걸리는 시간만 2시간. 원시적인 형태로 커피를 만들어내는 긴 시간 동안 손님들은 화덕 앞에 둘러앉아 그간의 듣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친목을 다진다.

 

 

에티오피아의 가정집을 방문하면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반드시 커피 세리머니가 이뤄지는데, 호텔이나 에티오피아 전통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나서도 분나 마프라트를 어렵지 않게 경험할 수 있다. 에티오피아의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이 숯이 담긴 화로와 커피를 볶을 그릇을 준비하는 것으로 분나 마프라트는 시작된다. 강한 향이 나는 숯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면 프라이팬에 원두를 넣고 막대기로 잘 저어가며 생두를 볶는다. 커피콩이 볶아지기 시작하면 고소하면서도 향긋한 커피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색깔은 진한 밤색으로 변한다. 커피콩이 다 볶아지면 콩을 절구 모양의 그릇에 넣고 잘게 빻은 뒤 곱게 빻아진 커피 가루를 제베나(Jebena)라고 불리는 주전자에 넣고 물을 부은 뒤 팔팔 끓인다. 커피가 다 끓으면 준비해놓은 작은 커피 잔에 따른다. 그리고 설탕을 세 스푼 정도 넣어 아주 달게 만들거나 소금을 넣어 짜게 만들어 대접한다. 한 사람 당 세 잔의 커피를 대접하는데, 첫 번째 잔인 아볼(Abol)은 아주 진하고, 두 번째 잔인 후엘레타냐(Hueletanya)는 좀 더 연하고, 마지막 세 번째 잔인 베레카(Bereka)는 더 연하다. 커피를 세 잔 따라 주는 것은 상대방을 예우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즐거울 때는 기쁨을 더하며, 슬플 때는 상대방을 위로하며 만들어 마시는 커피를 통해 에티오피아인들은 고단한 삶에 향기를 더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전통음식 인제라를 맛보자 에요하(Eyoha)

인제라는 에티오피아인들이 주식으로 먹는 ‘떼프’라는 곡식 가루로 만든 얇은 전병 요리. 반죽을 만들어 거품이 생기고 시큼해질 때까지 3일간 실온에 놓아둔 뒤 솥뚜껑처럼 생긴 조리기구에 얇게 펴발라 만든 얇고 큰 전병 위에 양고기, 닭고기, 감자, 그린 칠리 소스 등을 올려놓고 손으로 전병을 뜯어 소스를 찍거나 싸서 먹는다. 우리나라 김치찌개처럼 어느 식당에 가도 기본적으로 준비되는 음식인데 이곳은 외국 관광객들을 위해 저녁에는 에디오피아 전통 음악 연주와 춤을 선보인다.
Ethio-China Freindship Ave. A.A.바이블 컬리지 근처. 전화번호 251-11-466-96-67

아디스아바바 최고의 커피 토모카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없다는 에티오피아에서 거의 유일하게 서구 스타일의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곳. 에티오피아의 스타벅스라고 불리는 체인점 칼디스 커피보다는 에티오피아의 전통과 장인 정신이 느껴져서 좋은 곳이다. 커피빈도 구입할 수 있으며 카페라테, 카푸치노, 마끼아또, 에스프레소 등의 커피를 6비르~10비르(한화 400원~500원정도)에 스탠딩으로 즐길 수 있다. 외국인들에게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 사이에도 유명한 커피숍으로 꼽힌다.
Wavel Street. Addis Ababa. 전화번호 251-11-111-24-98

[글·사진 = 이애경(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280호(11.06.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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