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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친구의 영혼과 함께 몽골에 빠진 의사(박관태 회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1-07-08 16:08
조회
1447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박관태 장기이식센터 부소장
"내 몫까지 의료봉사 해줘" 친구가 죽기 이틀前 유언…
2001년부터 1만여명 진료 "몽골은 이제 나의 운명"



 

고려대 안암병원 장기이식센터 박관태(39) 부소장은 국내 의사 중 드물게 몽골어에 능통하다. 2001년부터 4년간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속으로 몽골에서 근무한 덕이다. 그 인연으로 올 들어 그는 한국에서만 20여명의 몽골인 환자를 맞았다. 위암환자 세레노체어(69)씨는 "변호사인 아들이 '박 선생이 있는 한국 병원에 가야 한다'고 해서 왔다"고 했다.

박씨가 몽골통이 된 것은 일찍 숨진 친구 때문이다. 박씨는 1995년 재수 때부터 친했던 
고려대 동기 심재학씨와 "학업을 마치면 함께 몽골로 의료 봉사를 떠나자"고 다짐했다. 그러나 심씨는 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1999년 11월 9일 악성림프종으로 숨졌다. 심씨는 숨을 거두기 이틀 전 박씨에게 "몽골에 같이 못 갈 것 같다. 내 몫까지 네가 해줘야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2001년 4월 박씨는 친구의 유언을 가슴에 품고 의료봉사단으로 몽골 울란바토르 연세친선병원에 도착했다. 수술실도, 입원실도 없는 병원에서 박씨는 "재학이를 생각하며 수술 준비를 해 나갔다"고 했다.

이듬해 1월 치질 수술을 시작했다. 몽골 사람들은 고기를 많이 먹어 치질환자가 많다. 수술 시작 석달 만에 그는 대가로 소문이 났다. 그는 "입원실이 없어 수술 당일 퇴원시키려고 절개 부위를 작게 했을 뿐인데 '치질을 하루 만에 고쳐주는 대단한 의사'라고 소문이 났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고려대 안암병원 6층 병실에서 박관태 장기이식센터 부소장(가운데)이 자신이 신장이식수술을 해준 몽골인 버럴마 네 르그이(맨 왼쪽), 신장기증자인 철멍 촐롱바트씨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02년 12월엔 몽골 최초로 복강경(腹腔鏡) 수술을 시도했다. 박씨는 "몽골에선 수술 부위를 한국의 3~4배쯤 넓게 째는데 조그만 구멍을 뚫고 복강경을 넣어서 수술하니 현지 의료진이 깜짝 놀라더라"고 했다.

몽골 생활 45개월 동안 그는 1만명 넘는 환자를 진료하고 2000회가 넘는 수술을 했다. 너무 수술을 많이 해 손등 인대가 늘어나 깁스를 하기도 했다.

박씨는 몽골 최초의 복강경학회장이 됐다. 몽골국립의대 외과 주임교수가 그에게 복강경 수술을 배워 갔다. 도립병원 외과과장들도 그의 제자가 됐다. 울란바토르 국립병원 방문교수가 됐고 국무총리 훈장, 보건부 장관 표창, 울란바토르 시장 표창도 받았다.

그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순간은 2004년 6월 몽골 도르노트 도립병원에 '심재학 기념 의학도서관'을 열었을 때다. 종합병원 2층 100㎡(약 30평) 공간에 한국에서 보내준 의학 도서 3000권을 꽂고, 한쪽에 심씨가 공부하던 책을 따로 모아 진열했다. 심씨의 아버지인 심영섭(72) 전 환경부 차관이 제막식 날 병원을 찾아 "아들의 뜻을 기억해줘서 고맙다"며 박씨의 손을 꼭 쥐었다.

장기 이식 공부를 위해 2005년 2월 귀국한 박씨는 올해 3월 장기이식센터 부소장이 됐다. 그는 2012년 몽골에 장기이식센터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그는 "몽골은 이제 제 운명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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